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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영애님의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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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갈라치기, 조롱과 혐오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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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의 풍경을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단연 갈라치기일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던 관용의 자리에, 타인을 조롱하고 집단을 나누어 혐오하는 파편화가 깊게 뿌리내렸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갈등 양상과 그 이면에 대한 시사평론입니다.
1. 조롱이 유희가 된 사회, 사이다의 함정
과거의 비판이 논리를 바탕으로 했다면, 지금은 조롱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를 논박하는 대신, 특정 프레임을 씌워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 수단이 되었습니다.
배설의 쾌감으로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상대를 비하하며 얻는 즉각적인 사이다 같은 쾌감에 중독되었습니다.
낙인찍기는 단어 하나, 행동 하나를 꼬투리 잡아 특정 집단(세대, 성별, 지역 등)으로 박제하고 비난하는 문화가 고착화되었습니다.
2. 심리적 내전 상태, 공동체 의식의 완전한 파산
사회가 쪼개지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를 부추기는 명확한 동력이 존재합니다.
갈라치기의 끝은 총성 없는 심리적 내전입니다. 국가라는 울타리는 공동의 가치를 공유할 때 유지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서로를 동료 시민이 아닌 청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자본의 고갈로 신뢰, 협력, 네트워크라는 사회적 자본이 사라진 자리에 상호 감시와 냉소가 들어섭니다.
3. 갈라치기, 정치적 이득과 알고리즘의 결합
정치의 외주화는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먹고 자랍니다. 특정 집단을 공공의 적으로 설정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갈라치기 전술은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선거 전략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능 마비로 타협과 절충이 배신으로 간주되는 정치 풍토 속에서, 국가적 난제(연금 개혁, 노동 개혁 등)는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확증편향의 늪은 유튜브와 SNS 알고리즘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줍니다. 내 편의 목소리는 정의가 되고, 남의 목소리는 소음이 되는 환경 속에서 대화는 불가능해집니다.
4. 외부 위협에 무력한 모래성 국가
역사적으로 망국의 징조는 늘 내부 분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구한말의 당파 싸움이 그러했듯, 내부가 쪼개진 국가는 외부의 충격에 저항할 힘이 없습니다.
국력의 낭비로 국가 역량을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아닌, 내부 갈등 비용(소송, 시위, 정치적 보복)에 탕진하고 있습니다.
안보의 공백으로 적대적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국민적 결집이 불가능해지며,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휘둘리는 약소국의 처지로 전락하게 됩니다.
5. 혐오의 대물림, 각자도생의 슬픈 초상
결국 이 모든 갈등의 밑바닥에는 불안과 결핍이 깔려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이는 생존 경쟁이 나와 다른 존재를 잠재적 적대자로 인식하게 만든 것입니다.
혐오의 일상화로 노키즈존, 노실버존부터 시작해 젠더 갈등, 세대 갈등에 이르기까지 혐오는 이제 일상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공동체의 붕괴로 우리라는 감각이 사라진 자리에 나와 내 집단만 남았습니다.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다. 아브라함 링컨의 이 말은 현재의 대한민국에 가장 뼈아픈 경고입니다. 갈라치기로 얻는 정치적 승리나 심리적 우월감은 침몰하는 배 위에서의 서열 싸움에 불과합니다. 배가 가라앉은 뒤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으며, 오직 국가 부재라는 가혹한 현실만 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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