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약속과는 정반대여야만 하리. 그래야 뒤집힌 그날이 왔을 때 여지없이 인정하게 될 테니…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거처를 잠시 비운 사이
그를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 사무엘상 30:8
기운을 차린 다윗이 하나님께 기도하자 응답이 왔다. 다윗은 600명을 이끌고 그들을 추격한다. 중간에 지친 200명이 브솔 시내를 건너지 못하고 낙오되고 결국 남은 400명과 함께 다시 추격한다.
추격 중 쓰러져 있던 애굽 소년을 발견하고 음식과 물을 나눠주자 의식을 찾은 소년이 아말렉인들의 거처를 알려주었다. 결정적인 단서였다.
그날 새벽, 거처를 찾은 다윗과 400명은 기습을 강행한다. 다음 날 저녁까지 아말렉인들을 치니 살아남은 자가 거의 없었다. 400명 정도만이 낙타를 타고 도주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다윗과 부하들은 가족과 재산을 빠짐없이 되찾았다.
그들이 약탈하였던 것 곧 무리의 자녀들이나 빼앗겼던 것은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이 모두 다윗이 도로 찾아왔고 사무엘상 30:19
그런데 전리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몇몇 사람들이 낙오된 200명에게는 가족만 돌려주자고 제안한 것이다. 전투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동일하게 전리품을 분배한다. 이 일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했던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전투에 참여한 자나 낙오된 자 모두 동등하게 전리품을 얻게 되고, 관대하게 나눈 이날의 분배 방식은 훗날 이스라엘 군대의 전통이 된다.
전장에 내려갔던 자의 분깃이나 소유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분깃이 동일할지니 같이 분배할 것이니라 사무엘상 30:24
이 사건에서만 무려 세 가지의 기적이 일어난다. 첫 번째 기적은 떠난 지 사흘이나 지난 적을 추적해 찾아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광야 한가운데서.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창세기 12:1
갈 바를 알지 못해도 나아간다는 것은 믿음의 사람들이 통과했던 일종의 관문이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의인들이 그렇게 길을 나섰다. 다윗도 약속을 믿고 길을 나섰다.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
두 번째는 400명만으로 아말렉인들을 물리쳤다는 것이다. 도망친 아말렉인이 400명. 공격한 사람의 수가 400명인데 도망친 사람의 수가 400명. 이 말의 의미는 아말렉인들의 병력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일이천은 족히 넘었을 법하다.
어쩌자고 다윗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감행했던 것일까? 자신과 부하들의 싸움 실력이 출중해서…? 이유는 오직 하나, 하나님이 약속하셨기 때문이었다.
세 번째는 빼앗긴 모든 것을 잃지 않고 되찾았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많은 전란을 겪은 조선의 역사 속에는 인질로 잡혀간 수많은 사람의 기록이 있다. 인질로 잡혀가는 사람들의 절반은 가는 길에 다 죽었다고 한다. 인질에 대한 처우나 끌려가는 여정이 고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광야의 사흘 길을 끌려간 아내와 자녀들을 한 명도 잃지 않았다 한다. 그야말로 기적이다. 이 또한 하나님이 약속하셨기 때문이었다.
세 가지 기적의 공통점은 하나다. 하나님이 약속하셨고 약속을 이루셨다는 것. 다윗도 이를 잘 알았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이 자신들의 추격 능력이나 전투 능력, 혹은 인질들의 뛰어난 체력 때문이 아니었음을. 처음부터 하나님이 되찾을 것을 약속하셨고 그 약속을 이루신 것뿐임을. 그렇기에 전리품도 관대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 군대를 추격하면 따라잡겠나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대답하시되 그를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 사무엘상 30:8
당신도 약속을 받았는가? 나는 받았다.
강 좌우 가에는 각종 먹을 과실나무가 자라서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하며 열매가 끊이지 아니하고 달마다 새 열매를 맺으리니 그 물이 성소를 통하여 나옴이라 그 열매는 먹을 만하고 그 잎사귀는 약재료가 되리라 에스겔 47:12
내가 성령으로 충만하면 내 작품이 사람들을 치유하는 약재료로 쓰일 것이라는 에스겔서 47장 12절 말씀을 약속으로 받았다.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약속과는 정반대이다. 현실은 사흘 길을 뒤처졌고, 수적으로도 열세이고, 인질 같은 처지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포기하고 싶다. 어쩌면 나는 브솔 시내에서 낙오된 200명 중 한 명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으련다. 비록 내가 낙오된 처지이고 누군가의 약재료가 되기보다 내가 약이 더 필요한 상황일지라도, 약속하신 분이 결국 그 약속을 이루실 테니….
좋은 상황을 조금 더 좋은 상황으로 바꾸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 완전한 역전, 어두움에서 빛으로. 상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뒤집을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그러기에 오히려 현실은 약속과는 정반대여야만 하리. 그래야 뒤집힌 그날이 왔을 때 여지없이 인정하게 될 테니.
‘하나님이 하셨구나…!’라고.
† 말씀 또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며 굳게 잡고 – 히브리서 10장 23절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 시편 145장 18절
† 기도 하나님, 저의 현실은 약속과 정반대일 때가 너무 많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낙오자가 됩니다. 그러나 비록 내가 낙오된 처지라도 주님의 약속을 바라보겠습니다. 약속하신 분이 결국 약속을 이루실 테니까요. 하나님이 하셨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리에 서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 당신의 현실이 작고 초라해서 실망스럽습니까? 하나님이 약속하셨다면 한 수로도 충분히 뒤집힙니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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