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늙어 봤냐...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분명히 경로를 받으실 나이의 어르신들이 모여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TV 화면에 비추어져서 세간의 화제입니다. 원래는 가수 서유석씨가 부른 노래라고 하네요. 씨는 60년도 후반 “아름다운 사람” 시절부터 제가 좋아 하던 통기타 가수인데 그러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이 노래가 언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씨도 이제는 70세가 된 나이로 ‘이의 없는 늙음’을 경험하고 있는 나이이니- 60-70년대 청춘의 시절을 뒤로 하고 자신의 현실이 되어버린 ‘늙음’의 서러움을 노래한 것일까요...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7일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자니윤 감사에게 노인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설훈 의원은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며 "79세면 쉬셔야 하는데 일을 하려 드냐"고 했다. 설 의원의 발언에 자니윤은 "그렇게 느끼는 거야 위원장님 권리지만 최근 검사에서 제 신체나이는 64세로 나왔다"며 "위원장님보다 팔굽혀펴기도 더 많이 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한다. 먹는 약도 하나 없다"고 말했다.-
는 기사입니다. 옆차기 돌려차기라- 과연 동서양을 넘나들었던 유명 ‘쇼 진행자’의 관록이 보여 지는 ‘자니윤’씨의 대꾸(!)입니다. 이 ‘사건’이 ‘노인폄하’의 분위기로 점점 확대되면서 설훈 의원이 여론의 공격을 받게 되어 당도 의원도 곤혹한 지경에 으로 가고 있습니다. “늙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늙었으니 쉬시라.”고 하는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말도 어느 자리에서 누구를 향하여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말의 주인을 영웅이 되게도 하고 역적이 되게도 한다는 것을- 국민들의 지지표를 받아 권세와 권력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름해 낼 줄 알아야 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 속에 경로사상(敬老思想)은 아직도 이 사회의 면면을 형성하는 큰 줄기로서 그 영향력이 여전한지라 ‘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지지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것이며, 선거 등에서 노인 운운 비하성 발언을 하였다가 결국은 경로당을 찾아가서 큰절을 하며 사과와 사죄를 하는 모습 등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비슷한 일들로 곤욕을 치른 정치인들의 이름이 아직도 국민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살아있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번 사건의 발단이 된 설의원의 발언이 과연 노인비하 내지는 폄하의 발언이냐 하는 것 보다는- ‘국회의원 쯤 되는 사람이 그렇게도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신중치 못하는 발언을 쉽게 하느냐’ 하는 쪽으로 의원 개인은 물론 소속 정당에도 불똥이 튀는 것 같습니다.
79세라... 설의원은 자신의 ‘상식론’으로 보는 ‘쉬시는 나이’이겠지만, 그러한 표현 보다는 ‘쉬시는 것이 좋을만한 나이’라고 하였었다면 더 좋았을, 아무튼 79세 정도의 나이라면 과연 ‘쉬 실 것’을 권하여 드릴만한 나이라고 하는 것에는 누군가를 핏대를 세우며 일어나게 할 만큼의 큰 이의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나이에도 쉬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일을 하겠다는 사람에게- 왜 면박을 주면서 가로 막느냐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이 공직자로서 일을 할 만한 나이인지 쉬어야 할 나이인지는 국민들과 임명권자가 판단할 일이지 국감장에서 감사하는 의원 개인이 판단하고 비하감을 주는 뉘앙스가 실리는 말로 입 밖에 낼 것은 분명히 아니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발언이 이렇듯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사회자의 진행발언을 온통 무시하며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 식의 반문을 거듭하고 있으니, 스스로 사면초가의 고립무원 중으로 찾아 들어가고 있는 모양에 다름이 아닙니다. 이것은 법적으로 잘 잘못을 따질 것은 아니고 설의원의 말대로 ‘상식’선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또한 정치인은 정치인의 상식이 있어야 합니다. 과연 ‘정치’를 할 줄 알아야 하며 정치(政治)라는 말이 무엇인지 먼저 국어사전을 찾아보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정치’를 풀어놓은 설명 중에 한 줄입니다.
“여러 권력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이해관계의 대립 등을 조정·통합하는 일.”
대립을 조정하고 통합한다는 것은 주변의 사람과 상황을 ‘잘 아우르는-’ 일입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오히려 대립을 부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즉, 그렇게 말을 하는 정치인의 정치적 자질이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설 의원은 금년 62세라고 하는군요. (저보다 두 살 많으십니다.) 그렇다면 작금의 모든 방송매체에서 ‘60대 노인’이라고 부르는 나이이기에 그 또한 ‘노인’이며 당연히 설의원과 자니윤씨 모두가 공히 ‘늙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쉬어야 될 노인네’가 되기 위하여 지금도 열심히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싸워도 도달하고 안 싸워도 도달하게 됩니다... 안 싸우고 도달하여 ‘편안히 쉬는 노인네들’이 됩시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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