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추양 힐링 캠프를 다녀와서
속초 설악동에 있는 한경직 목사님 기념관 ‘추양하우스’에서 진행된 “2014 추양목회 힐링캠프”에 2박3일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도 갔었지만 금년에 또 가게 된 것은 그 프로그램이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시대의 ‘큰 어르신 목사님’이신 한경직 목사님을 생각하고 기리면서 또한 그 분이 남기신 ‘본의 족적’을 보고 들으며 그 분의 신앙과 믿음의 삶을 배울 수 있었기에 좋았고, 오신 강사 목사님들 모두가 작금의 교계에서 한 결 같이 존경 받는 훌륭한 목사님들이라는 점, 그리고 (죄송합니다만-) 끼니마다 이어지는 풍성한 식단이 즐거움을 더하여 주었습니다.
김명혁 목사님, 홍정길 목사님 같은 원로 목사님들과 진재혁, 박완철, 이철신 목사님 등의 설교풍(?) 강의도 참 좋았고 새로운 도전을 마음에 심어주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훌륭한 목사님이 되어야지...”하는 생각이 믿음의 도전으로 거기에 오신 많은 목사님들의 마음에 새겨졌을 것이며 저도 그러한 이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비가 와서 실내에서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힐링 음악회’ 역시 과연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탈북 바이올리스트와 피아니스트 내외의 수준 높은 연주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사명’ 등 깊고도 아름다운 찬양 선율의 이어짐은 은혜의 감동으로 빠져들게 하였고 생각지도 않았던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 바이젠’을 능숙하고도 찬란한 기교 연주로, 그것도 무료(!)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추양 힐링 캠프는 우선 조용한 가운데 ‘힘 있고 사실적인 가르침’으로 듣는 이의 심령 속에 큰 의지와 소망의 기둥을 세워 주는 스타일의 진행이라서 감사합니다. 물론, 목회자들 마다 성격도 취향도 다르고 교회의 형편과 처한 상황도 다른 것이기는 합니다만, 30년 넘게 들어 온- 어떤 목사님의 표현대로 ‘고래고래 부흥회’스타일에 식상한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선함으로 열려진 ‘목회 재충전을 위한 활로’이기도 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어떠한 모양의 그릇에 담겨지고 성령의 역사 또한 어떤 모양 속에서 일어나는가하는 것에는 감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구분선을 그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우리 기독교계의 역사를 보면 기도회-사경회-부흥회-세미나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렇듯 ‘힐링 캠프’라는 모양도 나오게 되기까지는-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진리를 담는 그릇은 시대에 따라 변하여 간다는- 또 변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들을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 적절한 보조를 맞추어가는 것도 믿음의 지혜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추양 힐링 캠프”가 해를 더해 가면서 점점 더 많은 목회자들에게 큰 은혜를 끼치고 믿음의 선한 도전을 주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드러내는 빛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다만 한 가지- 작은 건의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조심스럽습니다.
캠프에 오시는 강사 목사님들은 모두가 다 외국의 유명 신학교를 졸업하신 ‘큰 교회와 유명교회’의 목사님들로서 수천 명 수만 명의 성도들을 이끌면서 목회를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반면에 거기에 참여하며 ‘힐링’ 되기를 원하는 ‘수강생 목사님들’은- 그때 사회를 맡아 보신 목사님이 말씀하신대로 ‘별로 크지 않은 교회’의 목사님들이 주류입니다. ‘큰 교회 목사님’들의 강의와 설교를 들으면서 ‘꿈’을 키우고 ‘비전’을 갖는 것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근접하기 어려운 크고도 넓은 간극을 깊은 호흡으로 실감하게 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목사도 사람인지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도토리 모양 인 것 같아서 죄송하기는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작은 교회에도 한 분 하나님은 큰 교회와 마찬가지로 임하시고 복 주신다.”라는 큰 교회 목사님들의 말씀에 동의하신다면, 이제는 그 작은 교회의 목사님들의 입에도 담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도 찾아 들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큰 교회, 많은 성도가 목회의 성적표가 되어 그 목사님의 훌륭함을 말해주는 것으로의 ‘검증 마침’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작금의 시대에 압도적인 숫자를 점하고 있는 작은 교회들 속에서 지금도 여전히 은혜와 감동으로 역사하시고 계신 ‘하나님의 사랑과 포옹의 모습’이 조금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히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작은 교회 목사님들 중에서 과연 세워질 만한 목사님을 찾아 세우는 것은 그 검증절차에 있어서 만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열에 한 번쯤은 어떻게든 찾아내어서 작은 교회와 작은 교회의 목회자의 입을 통하여서 하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고자 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혹시 본이 되지도 않고 들을 말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예수님은 항상 어렵고 가난한 이들의 편이셨고 그들을 통하여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10명~30명 쯤 모이는 교회의 목사님들 중에서, 다윗처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신실한 종들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추양 힐링 캠프의 강사로 초청해 세워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성공적인 행사를 기획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모험일 수도 있겠지만, ‘빛나는 장군 목사님들’ 틈에서 묵묵히 ‘눈 내린 연병장 청소’를 하고 있는 ‘이등병 목사님’들을 모셔 와서 그와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바라심을 들어 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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